혜성처럼 나타난 문제적 주식, ABTC
안녕하세요, 주식 시장의 든든한 선배, ‘월리’입니다. 😄 다들 요즘 장안의 화제,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 Corp., 티커: ABTC) 때문에 궁금한 점이 많으실 것 같아 이렇게 키보드를 잡았습니다. 2025년 9월 3일, 나스닥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 회사는 데뷔 첫날부터 그야말로 광란의 롤러코스터를 탔죠. 주가가 장중 한때 110% 이상 폭등하며 $14.52까지 치솟았다가, 순식간에 고점 대비 45%나 폭락한 $8.04로 마감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변동성이 너무 커서 거래가 여러 번 중단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고요. 대체 어떤 기업이길래 월스트리트가 이토록 격렬하게 반응하는 걸까요? 이 드라마의 중심에는 아주 특별한 이름들이 있습니다. 바로 전 미국 대통령의 아들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 그리고 비트코인 채굴 업계의 거물 ‘Hut 8(헛 에이트)’입니다. 정치, 자본, 기술력이 결합된 이 조합은 등장과 동시에 시장의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흡수해 버렸죠.
그래서 오늘부터 두 편에 걸쳐 이 흥미로운 기업, ABTC를 심층 분석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 1부에서는 ABTC가 제시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동력은 무엇인지, 그리고 시장은 왜 이토록 열광했는지 그 이유를 샅샅이 파헤쳐 볼 겁니다. 과연 ABTC는 비트코인 시대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까요, 아니면 화려한 이름값 뒤에 숨겨진 시한폭탄일까요? 💣 지금부터 저와 함께 그 첫 번째 여정을 떠나보시죠.
Part 1. 비트코인을 ‘농사’짓고 ‘사냥’하는 하이브리드 전략가
ABTC의 사업 모델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비트코인 축적 플랫폼’입니다. 단순히 채굴만 하거나, 시장에서 사들이기만 하는 기존의 회사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죠. 이들의 독특한 전략은 크게 두 개의 강력한 엔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듀얼 엔진 전략: 채굴과 축적, 두 마리 토끼를 잡다 💡
ABTC의 핵심은 ‘듀얼 축적 전략(dual accumulation strategy)’이라는 하이브리드 모델에 있습니다. 이걸 아주 쉽게 비유해 볼게요. ABTC는 비트코인이라는 식량을 모으는 ‘농부’이자 동시에 뛰어난 ‘사냥꾼’의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기존의 순수 채굴 기업들이 묵묵히 땅을 갈아 비트코인을 ‘재배’하는 농부였다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처럼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기업들은 필요한 식량을 직접 ‘사냥’하는 사냥꾼이었죠.
ABTC는 이 둘을 모두 수행합니다. 즉, 평소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꾸준히 비트코인을 농사짓고(채굴), 시장 상황이 유리할 때(가격 하락 시)는 직접 사냥에 나서(매수) 식량 창고를 채우는 겁니다. 이 유연성은 ABTC에게 엄청난 강점을 부여합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해 채굴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시장에서 값싸게 비트코인을 매입하며 보유량을 늘릴 수 있고, 반대로 가격이 급등하는 강세장에서는 낮은 원가로 채굴한 비트코인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죠.
이는 회사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명확히 드러나는 3단계 성장 전략의 핵심입니다. 1단계 ‘엔진 구축’으로 효율적인 저비용 채굴 시스템을 만들고, 2단계 ‘보유량 확대’로 전략적 매수를 통해 비트코인 보유량을 극대화하며, 마지막 3단계 ‘생태계 리더십 확보’로 압도적인 규모를 바탕으로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ABTC는 시장 상황에 따라 최적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유연성을 내재화함으로써, 비트코인이라는 단일 자산의 변동성을 약점이 아닌 기회로 활용하는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더 많이 채굴하는’ 경쟁을 넘어,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축적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죠.
거인의 어깨 위에서: Hut 8과의 공생 관계 🪐
ABTC의 듀얼 엔진 전략이 성공적으로 가동될 수 있는 배경에는 바로 ‘Hut 8’이라는 든든한 파트너가 있습니다. 캐나다의 에너지 및 인프라 대기업인 Hut 8은 ABTC의 지분 80%를 보유한 모회사이자, ABTC의 운영 전체를 책임지는 핵심 파트너입니다. ABTC는 Hut 8이 이미 구축해 놓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저렴한 전력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여 비트코인을 채굴합니다.

이는 전략적으로 매우 영리한 선택입니다. 비트코인 채굴 사업에서 가장 큰 비용과 리스크는 바로 데이터센터 건설과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있습니다. ABTC는 이 부분을 모두 Hut 8에게 맡김으로써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절감하고, 확보된 자본을 오롯이 비트코인을 생성하는 핵심 자산, 즉 고성능 채굴기(ASIC) 구매와 비트코인 직접 매수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인프라 경량화(Infrastructure-light)’ 모델이라고 부르는데,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러한 공생 관계 덕분에 ABTC는 시장 가격보다 구조적으로 저렴하게 비트코인을 생산할 수 있는 비용 우위를 갖게 됩니다. 실제로 회사는 비트코인 개당 채굴 손익분기점을 업계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37,000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는 ABTC의 비즈니스 모델이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춘 시스템임을 증명하는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결국 ABTC는 Hut 8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비트코인 제국을 건설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탐구하며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ABTC에 대한 투자는 단순히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것을 넘어, 파트너인 ‘Hut 8의 지속적인 운영 탁월성’이라는 두 가지에 동시에 베팅하는 셈이라는 것이죠. Hut 8의 작은 운영 실수나 비용 상승이 곧바로 ABTC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이 독특한 구조적 리스크는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입니다.
Part 2. 주가 폭등의 재구성: 시장은 왜 ABTC에 열광했는가?
ABTC의 화려한 데뷔는 단순히 잘 짜인 비즈니스 모델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 뒤에는 정치적 배경, 대담한 자금 조달 계획, 그리고 월스트리트의 초기 평가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요소를 하나씩 뜯어보면, 주가 폭등의 진짜 이유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트럼프 프리미엄’: 정치적 순풍과 시장의 기대감 🍃
ABTC 주가에 불을 붙인 가장 강력한 기폭제는 단연 ‘트럼프’라는 이름값입니다. 에릭 트럼프가 회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전략책임자(CSO)로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회사가 단순한 투자처를 넘어 트럼프 가문의 새로운 사업적 확장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제국을 건설했던 이들이 이제 암호화폐 세계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배경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강력한 시그널을 보냅니다. 바로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하며 미국의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 기조가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입니다. 실제로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설립 추진이나 암호화폐 관련 규제 완화 움직임 등은 이러한 기대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ABTC가 이러한 정책적 순풍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 즉 일종의 ‘트럼프 프리미엄(Trump Premium)’을 주가에 선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거대한 야망의 선포: 2.8조 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 🚀
시장의 기대감에 기름을 부은 것은 바로 ABTC의 대담한 자금 조달 계획이었습니다. 회사는 나스닥 데뷔와 동시에 무려 21억 달러(한화 약 2조 8,000억 원) 규모의 ‘시장가 매각(At-the-Market, ATM)’ 방식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소규모의 투기적 자금 조달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의 2단계인 ‘보유량 확대’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겠다는 명백한 선전포고였습니다.
회사는 조달된 자금의 사용 목적을 ‘더 많은 비트코인과 채굴 장비 구매’라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시장은 이를 경영진의 강력한 자신감의 표현이자, 확장 가능한 성장 로드맵의 증거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거대한 계획은 ABTC가 단순히 여러 채굴 기업 중 하나가 아니라, Strategy Inc.와 같은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비트코인 축적 경쟁’의 핵심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야망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ABTC의 미래 성장 스토리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첫 번째 평가: 냉정과 열정 사이 🤝
물론 시장이 뜨거운 기대감만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월스트리트의 냉철한 분석가들은 이 새로운 플레이어를 어떻게 평가했을까요? 합병 직후 공식적인 투자의견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초기의 중요한 코멘트들을 통해 분위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평가는 로젠블랫 증권(Rosenblatt Securities)의 크리스 브렌들러(Chris Brendler) 애널리스트에게서 나왔습니다. 그는 ABTC의 데뷔 첫날 주가 움직임을 보고 “밸류에이션이 다소 과도해 보인다(a little stretched)”고 평가하며, 시장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는 노련한 분석가들이 이미 초기부터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보다 장기적인 시각을 얻기 위해, 합병 전 회사인 그리폰 디지털 마이닝(Gryphon Digital Mining, GRYP)에 대한 과거 애널리스트 평가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습니다.

이러한 평가들을 종합해 보면, 월스트리트는 ABTC의 핵심 자산에 대해 과거에는 높은 기대감을 가졌으나, 합병 직전에는 보다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섰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합병 이후에는 폭발적인 시장 반응과는 대조적으로, 밸류에이션에 대한 냉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화려한 데뷔 뒤에 감춰진 아슬아슬한 진실
지금까지 우리는 ABTC가 얼마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강력한 성장 동력을 가졌는지, 그리고 시장이 왜 그토록 열광했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비트코인을 ‘농사’짓고 ‘사냥’하는 독창적인 하이브리드 전략, Hut 8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누리는 비용 효율성, 그리고 ‘트럼프 프리미엄’이라는 강력한 순풍까지. 이 모든 이야기는 ABTC를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이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 화려한 스토리 뒤에 숨겨진 재무제표의 진짜 모습은 어떨까요? 😵 합병 전 법인(Gryphon)이 마지막 분기에 약 70억 원의 순손실과 마이너스(-) 146억 원의 자본을 기록했는데, 이런 재무 상태로 과연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지탱할 수 있을까요? 비트코인이라는 단 하나의, 극도로 변동성이 큰 자산에 회사의 운명을 전부 거는 이 사업 모델은, 만약 암호화폐 시장에 또다시 겨울이 찾아온다면 버틸 수 있을까요?
그리고 가장 민감한 질문입니다. 대통령의 아들들이 운영하는 회사가 대통령의 정책으로부터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구조에 대해, 미국 상원에서는 이미 ‘경악스러운 이해상충’이라며 헌법 위반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엄청난 윤리적, 법적 리스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아닐까요?

[출처]
- Nasdaq, TheStreet, Morningstar, AP News 등 2025년 9월 3일~4일자 기사 및 공시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