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호 뒤에 숨겨진 숫자들, CIFR의 민낯을 마주할 시간
지난 1편에서 우리는 Cipher Mining(CIFR)이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AI 데이터 센터 개발사로 거듭나려는 혁신적인 비전과 그 무한한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내부링크_CIFR 주식 분석: 구글이 선택한 비트코인 채굴주, AI로의 거대한 전환 (1부)] 아마 1편을 읽으셨다면, CIFR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계실 겁니다.
하지만 투자의 세계에서 ‘비전’과 ‘현실’은 때로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 이제 우리는 한 걸음 물러나 뜨거워진 머리를 식히고 냉철한 분석가의 눈으로 CIFR의 현실을 마주해야 할 시간입니다. 2부에서는 1편의 기대감 넘치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CIFR의 재무제표, 내부자 동향, 그리고 우리가 반드시 감수해야 할 리스크들을 하나씩 해부해 볼 것입니다. 📉 1편 마지막에 던졌던 질문들 – “과연 CIFR은 이 거대한 비전을 실현할 만큼 재정적으로 튼튼한가?”, “수익성은 증명되고 있는가?”, “우리가 모르는 위험은 없는가?” – 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
💸 재무제표 속으로 –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CIFR의 금고
기업의 비전이 아무리 훌륭해도, 결국 숫자가 모든 것을 증명합니다. CIFR의 재무제표는 폭발적인 성장의 가능성(빛)과 동시에 심각한 재무적 압박(그림자)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숫자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이 숫자들 뒤에 숨겨진 의미를 함께 파헤쳐 보겠습니다.
매출은 늘지만, 이익은 어디에? 😫
CIFR의 최근 4분기 실적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매출의 변동성과 함께 지속되는 ‘적자’의 늪입니다.
- 2024년 3분기: 매출 약 337억 원, 순손실 약 1,218억 원, EPS -$0.011
- 2024년 4분기: 매출 약 591억 원, 순이익 약 252억 원, EPS $0.051
- 2025년 1분기: 매출 약 686억 원, 순손실 약 546억 원, EPS -$0.111
- 2025년 2분기: 매출 약 610억 원, 순손실 약 641억 원, EPS -$0.122
매출은 등락을 거듭하며 성장세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지만, 2024년 4분기를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막대한 순손실을 기록 중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감가상각비’라는 회계상의 비용 때문입니다. 2025년 2분기에만 무려 617억 원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마치 최고급 택시 수백 대를 구매해 사업을 시작한 것과 같습니다. 매년 자동차의 가치는 장부상으로 떨어지며(감가상각), 이 가치 하락분이 ‘비용’으로 처리되어 이익을 깎아 먹는 것이죠. CIFR은 수만 대의 비트코인 채굴기를 끊임없이 구매하고 있기에, 이 장비들의 가치 하락이 ‘서류상의 손실’로 잡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CIFR 경영진은 비현금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이익(Adjusted Earnings)’을 강조합니다. 실제로 2025년 2분기, 회계상 순손실이 641억 원이었지만, 조정 이익은 420억 원 흑자였습니다. 그 결과, 핵심 사업인 채굴 자체는 돈을 벌고 있지만, 성장을 위한 막대한 설비 투자가 회계상으로는 큰 손실을 야기하는 ‘성장통’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금은 흐르는가, 마르는가? 🤔
그렇다면 실제 현금 흐름은 어떨까요? 2025년 2분기 CIFR의 ‘잉여현금흐름(FCF)’은 무려 약 -2,238억 원입니다. FCF란, 기업이 사업으로 번 돈(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설비 투자)에 쓴 돈을 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진짜 현금’을 의미합니다. FCF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월급보다 카드값이 더 많이 나와 저축이나 대출로 부족분을 메우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CIFR과 같은 성장 기업에게 이는 흔한 일입니다. 본격적인 매출 증대가 이루어지기 전에, 거대한 ‘데이터 센터 건설’이라는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그 답은 ‘부채’에 있습니다.
2025년 6월 말 기준, CIFR의 총부채는 약 3,7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나 급증했습니다. 부채는 성장을 가속하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프로젝트가 흔들릴 경우 반드시 갚아야 하는 족쇄가 됩니다. 이는 CIFR이 현재의 현금 소모를 감수하고서라도 미래 성장에 모든 것을 걸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내부자들의 속삭임 – 그들은 왜 팔고, 공매도는 왜 높은가?
재무제표가 기업의 ‘현재’를 보여준다면, 내부자 거래와 시장 데이터는 ‘미래’에 대한 힌트를 줍니다. 워런 버핏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은 “내부자들이 사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파는 데는 오직 한 가지 이유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CIFR의 내부자들은 우리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을까요?
내부자 매도, 위험 신호인가 기계적 매도인가? 📉
최근 CIFR의 내부자 거래 내역은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 최근 12개월: 내부자 매수 6건 vs 매도 67건
- 최근 3개월: 내부자 매수 0건, 매도 2,100만 주 이상
이러한 매도세의 중심에는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 ‘V3 Holding Ltd’가 있습니다. 이들은 2025년 9월에만 여러 차례에 걸쳐 수백만 주를 시장에 내다 팔았습니다. 내부 정보에 가장 밝은 이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파는 것은 전통적으로 주가 고평가 또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암시하는 강력한 ‘위험 신호’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V3 Holding과 같은 초기 투자 펀드는 주가가 급등했을 때, 미리 정해진 계획에 따라 기계적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새로운 악재에 대한 반응이라기보다는, 성공적인 투자 회수의 일환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쏟아지는 내부자 매물은 분명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매도와의 전쟁: 숏스퀴즈 가능성과 함정 ⚠️
CIFR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전쟁터’ 중 하나입니다. 2025년 9월 기준, CIFR의 유통 주식수 대비 공매도 비율은 무려 19.72%에 달합니다. 이는 유통되는 주식 100주 중 약 20주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세력에 의해 빌려져 팔렸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높은 공매도 비율은 ‘숏스퀴즈’의 가능성을 낳기도 합니다. 만약 예상치 못한 호재로 주가가 급등하면, 공매도 세력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빌렸던 주식을 서둘러 사서 갚아야 합니다. 이들의 매수세가 더해져 주가 상승에 불을 붙이는 현상이죠. 하지만 숏스퀴즈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위험한 함정일 수 있습니다. 높은 공매도 비율은 그만큼 똑똑한 기관 투자자들이 CIFR의 펀더멘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자금 조달의 이면: 오퍼링과 주주가치 희석
성장을 위해 외부 자금 수혈이 절실한 CIFR은 ‘전환사채 발행’과 ‘신주인수권(워런트) 부여’ 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2025년 9월, 무려 8억 달러(약 1조 1,2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자금 조달 방식이 기존 주주들의 가치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피자 조각에 비유해볼까요? 당신이 8조각짜리 피자 중 1조각을 가지고 있는데, 주인이 자금이 필요하다며 피자를 16조각으로 잘라 새로 생긴 8조각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립니다. 당신은 여전히 1조각을 가지고 있지만, 이제 그 조각은 전체 피자의 1/8이 아닌 1/16이 되어버렸습니다. 이것이 바로 ‘주주가치 희석’입니다. CIFR은 미래 성장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대가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것입니다.
🚨 폭풍 전야 – 주가 급락의 배후와 우리가 직면한 리스크
지금까지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CIFR은 거대한 폭풍을 앞둔 배와 같습니다. 눈앞에는 신대륙(AI 인프라 시장)이 보이지만, 배 밑바닥(재무 상태)에는 구멍이 나 있고, 하늘(시장 심리)에는 먹구름이 가득한 형국이죠.
시장을 흔든 뉴스들 📉
2025년 9월 25일, CIFR은 시장을 뒤흔든 두 가지 소식을 동시에 발표했습니다. 하나는 10년간 약 4조 2,000억 원 규모의 AI 호스팅 계약을 체결했다는 엄청난 호재였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날, 이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8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 계획도 함께 발표되었습니다. 그 결과, 시장은 엄청난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으로 반응했습니다. Cipher Mining stock falls after $800 million convertible note offering – Investing.com 이는 투자자들이 CIFR의 성장 잠재력만큼이나 재무적 리스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의 투자의견은 전반적으로 ‘강력 매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연초 JP모건이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신중한 시각도 존재합니다.
투자자가 반드시 인지해야 할 핵심 리스크 총정리 ⚠️
CIFR에 투자한다는 것은 다음의 핵심 리스크들을 온전히 감수하겠다는 의미입니다.
- 재무 건전성 리스크: 지속적인 순손실과 막대한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은 자금 조달 시장이 얼어붙는 순간,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 실행 리스크: AI/HPC로의 사업 전환은 매우 야심 찬 계획입니다. 거대 데이터 센터를 예산에 맞춰 제시간에 완공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엄청난 도전입니다.
- 시장 및 산업 리스크: 회사의 현재 수익 대부분은 여전히 비트코인 채굴에 의존합니다. 비트코인 가격의 급락은 회사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 주주가치 희석 리스크: 구글에 부여된 워런트, 대규모 전환사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지 모르는 추가 자금 조달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지속적으로 희석시킬 명백한 위험 요소입니다.
- 내부자/시장 신뢰 리스크: 쏟아지는 내부자 매도 물량과 이례적으로 높은 공매도 비율은 주가 상승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위험 신호입니다.
혁신가의 딜레마, 기회와 위험의 외줄타기
1편에서 본 CIFR은 구글의 인정을 받은 AI 인프라 분야의 혁신가였습니다. 이것이 CIFR이 가진 ‘기회’의 얼굴입니다. 하지만 2편에서 마주한 CIFR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며 외부 자금 수혈에 목숨을 걸고 있는 위태로운 기업이었습니다. 이것이 CIFR이 가진 ‘위험’의 얼굴입니다.
결국 CIFR에 대한 투자는 “AI 인프라 사업이라는 거대한 미래 가치가 현재의 명백한 재무적, 실행적 리스크를 압도할 것이라는 데 거는 베팅”이라고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투자의 결정은 언제나 각자의 몫이어야 합니다. 비전은 선명하지만, 그 길에 놓인 함정 또한 명확합니다. 꿈과 현실의 모든 것을 확인한 당신은 이제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합니다. “나는 디지털 인프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거인에 투자하는 것인가, 아니면 화려한 이야기에 현혹되어 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려는 것인가?” 그 답은 당신의 위험 감수 능력과, CIFR이 이 위태로운 외줄 위를 무사히 건널 수 있다는 믿음의 깊이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출처
- Investing.com, “Cipher Mining stock falls after $800 million convertible note offering”, 2025-09-25.
- Fintel, “CIFR / Cipher Mining Inc. – Insider Trading and Ownership Report”, 2025-09-26.
- Cipher Mining Inc., “Cipher Mining Provides Second Quarter 2025 Business Update”, GlobeNewswire, 2025-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