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성을 넘어, 현미경을 들어야 할 시간 🧐
1편에서 우리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티커: MU)가 터뜨린 화려한 인공지능(AI)의 축포를 함께 지켜봤습니다. 기록적인 실적, 월가의 예상을 가뿐히 뛰어넘는 수치들은 투자자들의 심장을 뛰게 하기에 충분했죠. 하지만 진정한 투자의 대가는 축제의 가장 높은 순간에 다음 단계를 준비합니다. 이제부터는 축제의 샴페인 잔을 내려놓고, 회계 장부라는 차가운 현실을 돋보기로 들여다볼 시간입니다. 1편의 환호성이 ‘기회’에 대한 탐구였다면, 2편은 ‘리스크’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 될 것입니다. 📑[내부링크 : 마이크론(MU) 실적 분석 1부: AI의 날개를 단 거인, 새로운 시대의 서막?]
우리는 1편 마지막에 몇 가지 핵심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회사가 제시한 미래 청사진(가이던스)은 과연 현실적이며, 월가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수준인가?”, “화려한 실적 이면에 숨겨진 재무적 ‘빨간불’은 없는가? ⚠️ 급증하는 비용이나 부채 문제는 없는가?”, 그리고 “모두가 ‘매수’를 외칠 때, 신중론을 펼치는 소수의 목소리는 무엇을 경고하고 있는가?” 이 질문들이 바로 2부의 여정을 안내할 이정표입니다. 만약 1편을 건너뛰셨다면, 지금이라도 잠시 시간을 내어 읽고 오시는 것을 권합니다. 오늘의 분석이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올 테니까요. 이제, 숫자가 들려주는 진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봅시다.
가이던스와 재무제표: 청사진 해독과 숨은 위험 신호 찾기 📉
미래를 향한 선전포고: 마이크론의 가이던스 vs. 월가의 수정구슬 🤔
마이크론 경영진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시장에 던진 메시지는 단순한 ‘전망’이 아닌, 사실상의 ‘선전포고’에 가까웠습니다. 회사는 2026 회계연도 1분기 (2025년 9월~11월) 가이던스로 매출 약 16조 8,750억 원(125억 달러),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주당순이익(EPS) 3.75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실적 발표 직전 월스트리트의 컨센서스였던 매출 약 16조 1,730억 원(119.8억 달러)과 EPS 3.09달러를 아득히 뛰어넘는 수치로, 단순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넘어 시장의 기대를 완전히 재편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러한 자신감의 근원은 무엇일까요? 컨퍼런스 콜 녹취록을 깊이 파고들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최고경영자(CEO) 산제이 메흐로트라(Sanjay Mehrotra)는 “데이터센터 사업 전반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강조하며, AI가 촉발한 수요가 디램(DRAM) 공급을 극도로 타이트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고대역폭 메모리(HBM)입니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널뛰는 전형적인 ‘경기순환적 상품(cyclical commodity)’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HBM은 엔비디아(NVIDIA)와 같은 핵심 고객사들과의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공급되며, 단순 부품을 넘어 AI 시스템의 핵심 전략 부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마이크론의 비즈니스 모델에 중요한 함의를 가집니다. HBM 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마이크론은 과거의 극심한 메모리 다운사이클에서 한층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즉, 회사의 공격적인 가이던스는 단순히 단기적인 업황 호조에 대한 베팅이 아니라, AI 시대에 맞춰 비즈니스의 구조적 안정성이 강화되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시장은 이제 마이크론을 단순한 메모리 제조업체가 아닌, AI 혁명의 핵심 인프라를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재평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재무제표 엑스레이: 기초는 보이는 것만큼 튼튼한가? 💸
화려한 가이던스가 미래에 대한 약속이라면, 재무제표는 과거와 현재의 냉정한 기록입니다. 마이크론의 재무제표는 그야말로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매출 총이익률(Gross Margin)은 침체기였던 2023 회계연도에 마이너스(-1.42%)까지 추락했다가, 2025 회계연도 4분기에는 44.7%까지 치솟았고, 다음 분기에는 51.5%를 가이던스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엄청난 운영 레버리지 효과를 증명합니다. 비유하자면, 거대한 호텔을 소유한 것과 같습니다. 객실이 텅 비었을 때는 막대한 고정비 때문에 큰 손실을 보지만, 만실이 되면 추가로 들어오는 모든 숙박비가 거의 그대로 순이익으로 연결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하지만 대차대조표를 통해 재무 안정성을 점검해보면 몇 가지 주의 깊게 살펴볼 지점들이 드러납니다. 먼저 재고 자산입니다. 2024 회계연도 말 기준 재고는 약 12조 원(88.75억 달러)에 달합니다. 😫 이는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HBM 같은 제품은 마치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과 같아서, 만약 AI 수요가 예상치 못하게 둔화될 경우 막대한 규모의 재고 평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부채 수준 역시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2025년 5월 기준 총부채는 약 21조 8,000억 원(161.4억 달러) 수준이며, 부채비율은 약 32%로 아직 관리 가능한 범위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채는 앞으로의 거대한 투자를 위한 실탄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현금흐름표를 보면, 마이크론은 2025 회계연도에 영업활동으로 약 23조 6,600억 원(175.3억 달러)을 벌어들였지만, 신규 공장 건설 등을 위한 자본적 지출(CapEx)로 약 18조 6,300억 원(138억 달러)을 쏟아부었고, 2026년에는 이 규모를 연간 약 24조 3,000억 원(180억 달러)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이는 벌어들이는 현금을 거의 전부, 혹은 그 이상을 미래에 재투자하는 ‘올인’ 전략입니다.
이러한 천문학적인 투자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ct)과 일본 정부의 보조금 등, 지정학적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미국 유일의 메모리 제조업체라는 마이크론의 독특한 위치는, 회사를 단순한 기업이 아닌 국가 전략 자산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이는 정부의 비호라는 든든한 안전판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서게 되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온몸으로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동전의 뒷면: 시장의 회의론자와 내부자의 움직임 ⚖️
월가의 곰들이 속삭이는 경고 🧐
시장이 온통 낙관론으로 들끓을 때, 냉철한 투자자는 의도적으로 반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마이크론에 대한 월가의 ‘강력 매수’ 합창 속에서도, 몇몇 신중한 분석가들은 조용히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폭발적인 가이던스 발표 이후에도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으로 유지하며, 디램(DRAM) 가격의 지속 가능성과 이익률 정점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가장 명확한 경고는 밸류에이션 평가 기관인 모닝스타(Morningstar)에서 나왔습니다. 그들은 마이크론의 뛰어난 실적을 인정하면서도, 주가가 이미 ‘적정가치(fairly valued)’를 넘어 ‘고평가(overvalued)’ 영역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회의론자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몇 가지 공통된 주제로 수렴합니다. 첫째, 밸류에이션 리스크입니다. 현재 주가는 이미 미래에 대한 모든 긍정적인 기대를 반영하고 있어, 사소한 실수나 예상치 못한 악재에도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둘째, 사이클의 유령입니다. AI라는 새로운 수요처가 등장했지만, 메모리 시장의 근본적인 공급-수요 법칙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폭발적인 투자가 1~2년 뒤 공급 과잉을 낳아 또 다른 침체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입니다.
결국 회의론자들의 핵심 메시지는 ‘고소공포증’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마이크론의 현재 실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1년 만에 100% 이상 급등한 주가가 더 이상 안전마진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주가가 펀더멘털 개선 속도를 앞질러 달려갔기 때문에, 이제는 작은 돌부리에도 크게 넘어질 수 있는 위험한 구간에 진입했다는 것입니다.

돈의 흐름을 좇다: 내부자와 기관은 진짜 무엇을 하고 있나? 📉
말보다 더 정직한 것은 돈의 흐름입니다. 특히 회사의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경영진과, 막대한 자금력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기관 투자자들의 실제 행동은 투자 심리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자료는 이들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는 창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최고경영자(CEO) 산제이 메흐로트라의 꾸준한 주식 매도입니다. 물론 이러한 거래는 ‘룰 10b5-1(Rule 10b5-1)’이라는 사전 계획에 따라 이루어진 합법적인 절차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심리는 복잡합니다. 아무리 합법적인 계획에 따른 매도라 할지라도, 회사의 미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연일 주식을 현금화하는 모습은 ‘주가가 꼭지에 다다른 것 아닌가?’라는 불안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기관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훨씬 더 흥미롭습니다. 거대한 ‘스마트 머니’들 사이에서 마이크론의 미래를 두고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음을 13F 공시 자료가 명확히 보여줍니다. 한쪽에서는 세계적인 장기 가치 투자 운용사인 캐피탈 월드 인베스터스(Capital World Investors)가 무려 1,650만 주 이상을 추가 매수했지만, 반대편에서는 피델리티(Fidelity)와 프라임캡 매니지먼트(Primecap Management) 같은 또 다른 거대 운용사들이 각각 560만 주, 580만 주 이상을 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습니다. 이는 마이크론이 현재 월가의 가장 뜨거운 ‘배틀그라운드 주식’ 중 하나임을 증명합니다. 최고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입니다.

외줄을 타는 거인, 당신의 선택은?
마이크론 실적 분석 1부와 2부를 통해 우리는 동전의 양면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한 면에는 AI 혁명이라는 전례 없는 순풍이 새겨져 있습니다. HBM에서의 기술적 리더십, 폭발적인 수익성 개선, 그리고 미국 유일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라는 전략적 중요성은 마이크론을 더 높은 곳으로 밀어 올리는 강력한 힘입니다. 하지만 동전의 다른 면에는 아슬아슬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밸류에이션 부담, 언제 다시 고개를 들지 모르는 산업 사이클의 유령, 그리고 내부자와 일부 기관들의 신중한 움직임은 발밑을 내려다보게 만드는 중력과도 같습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마이크론은 ‘외줄을 타는 거인’이라는 비유가 가장 적절해 보입니다. AI 혁명이라는 거센 바람을 등에 업고 강력하게 전진하고 있지만, 그가 걷는 길은 시장 사이클이라는 깊은 협곡 위에 놓인 아슬아슬한 외줄입니다. 줄 반대편에 있는 보상은 엄청나지만, 한 번의 발 헛디딤이나 갑작스러운 바람의 변화는 극적인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마이크론에 대한 투자는 각자의 투자 철학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이 글은 매수나 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최종 판단은 온전히 투자자 본인의 몫이며, 그 판단을 돕기 위해 마지막 질문을 던지며 2부작 시리즈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당신은 다음 변동성을 견디고 5년 후의 AI 세상을 보고 투자하는 장기 투자자입니까? 아니면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워, 사이클의 정점에서 수익을 실현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입니까? 외줄 위의 거인, 마이크론에 대한 당신의 최종 판단은 무엇입니까?
출처
- (2025). Micron Technology Q4 2025 Earnings Call Transcript. Seeking Alpha.
- (2025). Micron Technology, Inc. Reports Results for the Fourth Quarter and Full Year of Fiscal 2025. Micron Technology, Inc.
- (2025). Micron Earnings: Great Guidance but Stock Now Looks Fairly Valued. Morningstar.
- (2025). Valuation Micron Technology. The University of Iowa.
- (2025). Micron Technology, Inc. (MU) Insider Activity. Nasdaq.
- (2025). Micron Technology, Inc. (MU) Institutional Holdings. Nasdaq.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