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핑크빛 전망, 그 이면의 서늘한 질문들
안녕하십니까, 월리입니다. 지난 1편에서는 Solidion Technology(이하 STI)가 가진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혁신적인 비전과 세상을 바꿀지도 모를 성장 가능성에 대해 함께 꿈을 꿔봤습니다. 특허받은 기술력과 R&D 100 어워드 수상 경력은 분명 투자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죠.
하지만 꿈만으로는 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2부에서는 1편의 기대감 넘치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한 걸음 물러서서 STI의 현실을 냉철하게 점검해보고자 합니다. 이제부터는 화려한 비전이라는 렌즈를 잠시 내려놓고, 기업의 민낯을 보여주는 데이터라는 현미경을 통해 모든 것을 샅샅이 들여다볼 시간입니다. 📑
1편 마지막에 던졌던 질문들을 다시 한번 상기해 봅시다. “과연 STI는 이 꿈을 실현할 만큼 튼튼한 재정적 체력을 갖추고 있는가?”, “수익성이라는 가장 중요한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주가 아래 숨겨진 리스크는 없는가? 📉⚠️” 이번 2편은 바로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혹시 아직 1편을 읽지 않으셨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먼저 확인하고 오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STI의 현실을 마주할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 STI의 금고는 마르고 있는가?: 재무제표 심층 해부
모든 기업 분석의 시작과 끝은 결국 숫자입니다. 특히 STI처럼 아직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는 기술 기업에게 재무제표는 회사의 ‘생명 유지 장치’ 상태를 보여주는 가장 정직한 지표입니다. 지금부터 STI의 재무 상태를 해부하며, 그들이 가진 기회와 동시에 직면한 치명적인 위험은 무엇인지 깊이 탐구해 보겠습니다.
‘매출 0’의 현실과 끝나지 않는 적자 😫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STI의 손익계산서입니다. 최근 12개월(TTM) 기준으로 STI가 기록한 매출은 약 550만 원에 불과합니다. 이는 사실상 매출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치로, 회사의 혁신적인 기술이 아직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음을 명백히 보여줍니다.
반면, 같은 기간 순손실은 무려 약 84억 원에 달하며, 주당 순이익(EPS)은 -$2.30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없는데 매년 막대한 돈이 사라지고 있는 전형적인 ‘현금 소진(Cash Burn)’ 상태입니다. 이는 마치 세상을 바꿀 발명품의 설계도는 완성했지만, 아직 단 한 개도 팔지 못한 발명가와 같습니다. 매달 연구실 월세와 재료비 같은 운영비용은 계속 나가는데, 수입(매출)은 없는 상황이죠. 그의 통장 잔고(보유 현금)가 바로 이 회사의 생명줄인 셈입니다.
물론, 이러한 적자는 기술 개발에 막대한 R&D 비용을 쏟아붓는 초기 단계 기술 기업의 숙명과도 같습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적자라는 사실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진짜 중요한 질문은 ‘언제까지 이 적자를 감당할 수 있는가?’입니다. 그 답은 회사의 대차대조표, 즉 재무 건전성에 숨어 있습니다.

재무 건전성: 위태로운 외줄타기 🤔
STI의 재무 상태를 들여다보면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곡예사가 떠오릅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억 6천만 원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회사의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잉여현금흐름(FCF)은 최근 12개월간 약 -99.5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1년에 약 100억 원 가까운 돈이 사업 활동을 통해 빠져나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 달에 약 8억 원 이상의 현금을 소진하고 있는 셈이죠. 보유 현금(1.6억 원)과 월간 현금 소진 속도(8억 원)를 비교하면, 산술적으로 회사가 버틸 수 있는 시간, 즉 ‘활주로(Runway)’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결론에 이릅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총 부채가 약 26억 원인 반면, 자본 총계(Book Value)는 약 -163억 원이라는 점입니다.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의미합니다. 회사의 모든 자산을 팔아도 빚을 다 갚지 못한다는 뜻으로, 주주 몫으로 돌아올 가치가 이론상 ‘0’ 이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나스닥 상장 유지 규정 위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회사의 단기 부채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Current Ratio)은 0.07이라는 극히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동비율이 1보다 작다는 것은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유동부채)이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보다 많다는 의미입니다. STI의 0.07이라는 수치는, 마치 당장 다음 달 카드값이 100만 원인데 지갑에 7천 원밖에 없는 것과 같은 아슬아슬한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 모든 지표는 한 가지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STI는 생존을 위해 외부로부터의 긴급 자금 수혈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 누가 배를 버리고 있는가?: 오퍼링 및 내부자 동향 분석
“내부자가 팔고 있다면, 당신은 왜 사고 있는가?”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 린치의 말입니다. 기업의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단연코 회사 경영진과 대주주입니다. 이들의 움직임은 종종 회사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신호를 보내곤 합니다. 과연 ‘스마트 머니’는 STI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내부자 매도와 외면하는 기관들 👥
최근 12개월간 STI 내부자들의 주식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단 한 주의 매수 없이 총 11,087주의 매도만 기록되었습니다. 특히,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Global Graphene Group, Inc.’가 2025년 6월 13일에 5,018주를 매도한 기록이 눈에 띕니다. 매도 물량이 아주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주가가 52주 최고가 대비 처참하게 하락한 상황에서도 내부자 매수가 전혀 없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는 아닙니다. 이는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이들조차 현재 주가를 매력적인 매수 기회로 보고 있지 않다는 해석을 낳게 합니다.
기관 투자자들의 동향은 더욱 차갑습니다. STI의 전체 주식 중 기관 투자자가 보유한 비중은 4.90%로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이는 대부분의 전문 투자 기관들이 STI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동향을 보면 Geode Capital Management, Northern Trust, State Street과 같은 기관들은 2025년 1분기에 보유 지분을 대폭 줄이거나 전량 매도했습니다. 물론 Morgan Stanley나 Bank of America처럼 일부 지분을 늘린 곳도 있지만, 그 규모는 미미합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외면한다는 것은, 마치 최고급 레스토랑의 셰프들이 동네의 새로 생긴 식당에 대해 ‘아직은 가볼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들은 재료(재무)가 신선하지 않거나, 레시피(사업 모델)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일 수 있습니다.

공매도와의 전쟁, 그리고 유상증자의 그림자 📉
시장에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세력을 ‘공매도(Short Seller)’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더 싼 가격에 사서 갚아 차익을 남깁니다. STI의 공매도 비중은 유통 주식 수(Float) 대비 4.56% 수준입니다. 이는 시장의 일부 투자자들이 STI의 재무적 어려움과 사업 불확실성을 근거로 주가 추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간혹 공매도 비중이 높은 주식에서 ‘숏스퀴즈(Short Squeeze)’가 발생하며 주가가 단기 폭등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펀더멘털과 무관한 수급 현상일 뿐이며, 불꽃처럼 짧고 위험한 도박에 가깝습니다.
더욱 현실적인 문제는 자금 조달 방식입니다. 앞서 분석했듯 STI는 현금이 바닥난 상태입니다. 이 상황에서 회사가 생존 자금을 마련할 가장 유력한 방법은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파는 ‘유상증자(Stock Offering)’입니다. 실제로 STI는 2024년 8월 약 56억 원(400만 달러) 규모의 사모 발행을 진행했고, 10월에는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주식 매각 계획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유상증자는 피자를 나눠 먹는 것과 같습니다. 원래 4조각이었던 피자를 8조각으로 자르면, 각 조각의 크기는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회사가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면, 내가 가진 한 주의 가치와 지분율은 그만큼 희석되는 것입니다. STI의 재무 상태를 고려할 때, 앞으로도 생존을 위한 유상증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폭락의 전조들: STI를 둘러싼 리스크 총정리
지금까지 우리는 STI의 재무제표와 내부자 동향을 통해 여러 위험 신호를 발견했습니다. 이제는 흩어져 있는 위험 요소들을 한데 모아, 투자자가 직면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리스크들을 명확하게 정리해 볼 시간입니다. 이 부분은 STI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반드시 숙지해야 할 내용입니다.
최근 주가를 짓누른 악재들 📉
STI의 주가는 52주 최고가인 $55에서 최저 $2.94까지 추락하며 엄청난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극적인 하락 뒤에는 몇 가지 치명적인 악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나스닥 상장폐지 가능성’입니다. STI는 2024년 6월, 나스닥으로부터 상장 규정 미준수에 대한 경고 서한을 받았습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완전 자본잠식’ 상태, 즉 주주 자본이 마이너스가 된 것이 주된 원인입니다. 만약 회사가 유예 기간 내에 재무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나스닥에서 퇴출되어 유동성이 훨씬 낮은 장외시장(OTC)으로 밀려날 수 있습니다. 이는 기관 투자자들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주가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줄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월스트리트의 무관심’입니다. 현재 STI를 공식적으로 분석하고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이는 회사의 정보가 시장에 투명하게 공유되지 않고, 가치 평가의 기준점조차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정보의 진공 상태는 루머에 주가가 쉽게 휘둘리게 만들고, 개인 투자자들을 극심한 정보 비대칭 위험에 노출시킵니다.

투자자 필독! STI 핵심 리스크 요약 ⚠️
지금까지의 분석을 종합하여 STI 투자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 리스크 4가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현금 소진 및 상장폐지 리스크: 보유 현금은 한 달 치도 채 남지 않은 반면, 매달 수십억 원의 현금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생존을 위한 추가적인 유상증자를 필연적으로 만들며, 나스닥 상장 유지 규정(자본총계) 위반으로 인한 상장폐지 가능성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습니다.
- 기술 상용화 실패 리스크: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팔지 못하면 가치는 ‘0’입니다. 현재까지 의미 있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STI의 기술이 아직 연구실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을 수 있다는 가장 큰 증거입니다.
- 극심한 변동성과 유동성 리스크: 애널리스트 커버리지가 전무하고, 기관 투자자 비중이 극히 낮아 적은 거래량에도 주가가 급등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장폐지 시 장외시장(OTC)으로 이전되면, 원하는 가격에 주식을 팔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 지속적인 주주가치 희석 리스크: 회사의 유일한 생존 자금 조달 수단은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는 것입니다. 이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지속적으로 떨어뜨리는 ‘보이지 않는 세금’과 같습니다. 회사가 흑자로 돌아서기 전까지 이 리스크는 영원히 지속될 것입니다.
혁신가의 꿈 vs. 투자자의 현실
1부와 2부에 걸친 긴 여정을 통해 우리는 STI라는 기업의 양면을 모두 들여다보았습니다. 1편에서 우리는 지속가능한 흑연 생산을 위한 R&D 100 어워드 수상과 리튬-황 배터리의 주요 이정표 달성 등 STI가 제시하는 혁신적인 미래를 엿보았습니다. 그들이 가진 기술적 잠재력은 분명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끌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2편에서 우리는 거의 ‘0’에 가까운 매출, 매달 증발하는 막대한 현금, 자본잠식 상태의 재무제표, 그리고 생존을 위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유상증자라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습니다. 내부자들은 주식을 사지 않고, 기관들은 외면하며, 나스닥은 상장폐지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꿈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너무나도 커 보입니다.
기회와 위험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자면, STI에 대한 투자는 ‘검증된 기업’에 대한 가치투자가 아니라, ‘하나의 아이디어’가 성공할지 실패할지에 모든 것을 거는 극도의 고위험 벤처캐피탈형 투기입니다. 성공한다면 수십 배의 수익을 안겨줄 ‘홈런’이 될 수 있지만, 실패한다면 투자금 전액을 잃을 수도 있는 ‘스트라이크 아웃’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격언처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기회를 잡으시겠습니까? 아니면 ‘살아남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원칙을 지키시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당신의 투자 철학 안에 있습니다.
출처:
• Nasdaq
• StockAnalysis.com
• Macrotrends
• Morningstar
• Seeking Alpha
• Finviz